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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의료

무더위를 쫓던 '아이스께끼‘ -기원전 3000년경부터 눈과 얼음을 먹다

고대인이 발견한 차가운 얼음이 냉동 기술과 만나 지금의 아이스크림의 모습으로 탄생하여 대중화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볼 때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팥빙수 같은 셔벗이며 고대에는 왕족과 귀족들이나 먹는 최고급 간식이었다.


인간은 언제부터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먹었을까?

 

아이스크림의 역사는 무척이나 오래됐다. 고대 중국인들이 눈과 얼음에 과일즙을 섞어 먹었다는 것이 가장 오랜 기록이다. 옛 이집트나 바빌론에서도 설탕을 친 과일을 얼려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동양의 푸른 중앙초원에서는 목축과 농경 생활을 함께했다. 중국 사람들은 기원전 3000년경에 눈과 과일즙을 섞어 만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고 한다. 또 공자 시대에 석빙고를 사용하여 얼음이나 눈을 보관했다는 기록도 있다. 기원전 4세기에 살았던 알렉산더 대왕은 꿀과 과일즙,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노예들이 산에서 가져온 눈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히포크라테스는 그의 환자들에게 얼린 음식(Frozen Food)로 식욕을 돋워 주었으며 1세기경, 네로 황제는 포도주에 과일 섞은 것을 알프스산에서 가져온 얼음에 얼려 먹었다.

 

아이스크림이 유럽에 알려진 것은 1295년부터이다. 1292년 마르코 폴로가 중국으로부터 돌아와 물과 우유를 얼려 만드는 법을 유럽에 전했다. 중국 북경에서 오랫동안 살았던 마르코 폴로는 1292<동방견문록>에서 중국에서 즐겨 먹던 프로즌 밀크의 배합 비법을 북부 이탈리아에 전파했다. 프로즌 밀크는 현재의 셔벗 아이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다.

 

17세기 세계 최초 아이스크림 등장 

1670년에 시실리 사람인 콜테리가 프랑스 파리에 프로코프' 라는 카페를 열고 휘핑크림을 얼려 '그라스 아 라 샹디를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이 세계 최초의 근대적인 아이스크림이었다. 프랑스 앙리 2세의 왕비 카트린느 드 메디치는 아이스크림 요리사를 자기 고향인 이탈리아에서 프랑스로 데려왔고, 1685년 헨리 4세의 딸이 영국 찰스 1세와 결혼할 때 도버 해협을 건너가 라즈베리, 오렌지, 레몬 등을 넣어 영국의 아이스크림을 만들었다. 1789년 바스티유 감옥 습격 당시 혁명 지도자들은 프로코프 아이스크림 가게를 본거지로 삼았는데 혁명 완수를 위한 냉정함과 이성을 유지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영국을 거쳐 미국에 전해진 아이스크림은 1851, 미국 볼티모어의 우유상인 야콥 후셀이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하여 산업화했다.

 

후셀은 아이스크림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후 1904년 아이스크림 제조기와 아이스콘의 폭발적인 인기로 아이스크림은 전 세계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 역사에서 가장 중대한 전환점은 한쪽 끝에다가 재료를 넣으면 다른 끝에서 계속 아이스크림이 되어 나오는 연속 제조기’ (Continuous Freezer, 1925)''즉석 소형 제조기'의 발명(1939)이다. 이전까지는 한 번 얼려서 한 번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일회적인 생산방식이었으나 지속 제조기가 나와 연속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해졌고 아이스크림의 대중화가 이뤄질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롯데삼강에서 첫 생산 

우리나라의 아이스크림 역사는 제과점 등에서 수공업 형태로 생산되다가 1971년에 이르러 점차 빙과제조업이 본격화되어 현재 롯데삼강의 전신인 삼강산업()에서 자동 브리인조가 도입되면서 우리나라 아이스크림 자동화의 효시가 됐다. 그동안 소박하게 팥 앙금을 얼린 '아이스께끼' 를 먹던 소비자들은 다양한 맛을 원하게 됐고 1970년대 들어 다양한 아이스크림 제품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1958년 창립한 롯데삼강이 19631월 처음으로 '삼강하드'라 불린 막대형 아이스크림을 대량 생산하기 시작했고 1972년 팥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인 아맛나를 출시하며 아이스크림 생산을 선도했다. 이어 해태제과, 빙그레 등이 경쟁에 뛰어들면서 부라보콘(해태제과), 쮸쮸바(롯데삼강), 투게더(빙그레), 서주아이스주(서주산업) 등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들이 출시됐다.

 

1970년대 출시된 장수 아이스크림들 

부라보콘(해태제과) - 1970년 출시, 국내 최초의 콘 아이스크림으로 브랜드파워 1위의 대한민국 대표 콘 아이스크림 브랜드 

아맛나(롯데삼강) -1972년 출시, 시원한 얼음 속에 달콤한 팥 쨈, 팥이 들어간 제품을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을 제대로 공략.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는 롯데삼강 최장수 제품. 

서주아이스주(서주산업)-1973년 출시. 내용물이 없는 단순한 맛과 복고풍의 포장지를 고집해 마니아를 거느린다. 

누가바(해태제과)-1974년 출시 47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해태의 대표 브랜드로 부드러운 바닐라 크림에 고소한 누가(Nougat)초코가 코팅되어 많은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투게더(빙그레)-1974년 출시, 국내 최초 정통 고급 아이스크림의 효시로 가족이 함께 먹는 아이스크림의 대명사 

비비빅(빙그레)-1975년 출시, 통팥 아이스크림의 대표 아이콘, 한국인이라면 나무 스틱을 잡고 팥이 들어간 비비빅을 먹었던 추억이 있다. 

바밤바(해태제과>-1976년 출시, 부드러운 크림 속에 달콤한 밤과 꿀이 들어 있는 맛이 일품. 

쮸쮸바(롯데삼강)-1976년 출시. 쮸쮸바는 비닐 재질에 담겨 빨아 먹는 아이스크림을 부르는 보통명사가 됐다. 

쌍쌍바-1979년 출시 44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정통 코코아 아이스바 

돼지바-1983년 출시. 달콤하고 풍부한 맛의 아이스바 바닐라 아이스크림 속에 딸기잼이 들어있고 이것을 크런치 쵸코로 코팅. 

빵빠레-1983년 출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 수많은 모방제품이 나올 정도로 우리나라 소프트 아이스콘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에는 첨가물 걱정 없는 '홈 메이드' 방식의 아이스크림 유행 

현재 유럽 시장의 대부분이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특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에서도 홈메이드 방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 가정 제조용 아이스크림 재료를 구입해 손쉽게 만들어 먹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어 다양한 종류와 제조법의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시대가 온 것이다.

 

홈메이드 아이스크림에는 '우유, 생크림, 계란, 설탕'이 기본이지만 시중에 파는 아이스크림은 쉽게 만들기 위해 야자유, 혼합 분유, 식물성 유지 등 콜레스테롤의 수치를 높이는 물질들이 들어가 있다. 진짜 계란과 우유 그리고 각종 견과류, 과일류를 이용해 온 가족이 좋아하고, 자연의 맛으로 건강하고, 전문점보다 더 맛있고 그래서 더욱 특별함을 담은 아이스크림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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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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