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3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월간구독신청

사회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선묵혜자 스님이 제시하는 세계 평화 기원과 미래불교 백년대계



신축년 108평화보궁 수락산 도안사  일출


(대한뉴스 박혜숙 기자)=2021년 신축년 소띠해가 시작됐다. 신년기획은 현 사회의 모습을 비추고 내일의 청사진을 그리는 첫 시작이므로 매우 중요한 주제로 구성된다. 지난해 전 세계는 포스트 코로나 19 시대에 맞닥뜨려 수많은 인명을 잃었고, 아직 완전한 예방과 치료약이 미비해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가 바뀌고 있는 시점에 종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본지는 신년 기획편에 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 선묵혜자 스님을 초대해 세계평화와 불교 백년대계를 들어봤다. 선묵혜자 스님은 108평화도량 수락산 도안사·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회주이며, 지난 20177월 대한불교조계종 군종특별교구장에 취임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왼쪽 네번째부터)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원로의원 자광 스님, 군종특별교구장 선묵혜자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묵 스님


계룡대 첫 영외법당 호국 홍제사 불사

지역명 신도안8백년 도읍지 기운 서린 곳

충청남도 계룡시 신도안면 부남리에 자리한 계룡대는 대학교를 이르는 명칭인가. 자칫 그렇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니다. 대한민국 국군 육··공군본부 3군의 본부가 존재하는 통합군사기지다. 1983년부터 ‘6·20계획이란 암호명으로 각 군 본부를 중부 지방으로 이전 통합하는 계획이 추진되었다. 19897월 육군 본부와 공군 본부가 입주한 뒤, 19936월 해군 본부의 이전이 완료되면서 3군의 새로운 통합기지가 되었다. 대한민국 행정 국방 중심지가 될 만큼 이곳은 남다른 정기를 품은 곳이다.

 

계룡대 주변을 감싸고 있는 계룡산은 능선이 닭의 볏을 쓴 용을 닮았다 하여 계룡산이라 하였으며, 하늘의 이치를 품은 듯 신비로운 땅이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풍수지리설의 종조 도선국사는 풍수지리학 도선비기에서 이런 기록을 남겼다. 개성은 5백 년 도읍지, 한양은 4백 년 도읍지, 계룡대가 있는 신도안은 8백 년 도읍지라고 했다. 신도안은 조선왕조 개국 직전에 도읍 후보지로 꼽히기도 했다. 21세기 선묵혜자 스님은 명산의 정기가 흐르는 곳에 대한민국 군불교 총본산이 될 영외법당 호국 홍제사 건립 불사에 첫 삽을 떴다.


잠깐, 계룡대 종교시설 둘러보기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있으며 6·25전쟁 이후 군대 내의 종교적 활동을 담당하는 병과 군종제도가 있다. 계룡대에는 육해공군 종교시설이 있고 불교와 천주교는 3군을 이끄는 종교지도자 군종교구가 존재한다. 교회는 군종교구와 같은 기독교연합군종교구가 있으며, 원불교는 원불교군종교구가 4개 종교의 군종이 각 군에서 활동한다.

 

천주교는 삼위일체 성당 본당이 계룡대 안에 있으며, 계룡대 밖에 있는 소성당은 민간인들도 군인 가족과 같이 미사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부활절에는 계룡대 안에 있는 본당에서 함께 미사를 볼 수 있다. 교회는 영내 교회와 영외 교회로 나누어져 있는데 영외 교회는 대형 교회에 준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불교는 영내에 군포교 전법 도량 호국사에서 군인 신도들의 신행 생활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보안 등의 문제로 예비역이나 군 가족, 지역민 등은 군인과 함께 기도할 수 없는 아쉬움이 매우 컸었다. 그래서 첫 영외법당 호국 홍제사 불사가 갖는 의미가 더욱 크다. 군승법사의 경우 52년 전 처음 월남파병 5명을 시작으로 현재 육··공군 군법당 404곳에 138명의 군승법사가 전법에 진력하고 있다. 그중 108명은 군법당에서, 20명은 국군본부에서, 그 외 민간인 성직자와 민간인 포교사 등이 군불자와 함께 군포교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110억 예산으로 법당, 연수원 올 연말 완공 목표

미래불교 이어 갈 군전법 총본산 역할 수행

 

지난해 1124일 육해공 삼군본부 계룡대 호국 홍제사 건립불사 기공식이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성대히 봉행 됐다. 총 대지면적 132백평, 연건평 7백여평 규모다. 총예산 110억 가운데 50억원은 군 예산에서 지원하고, 60억원은 대한불교조계종과 군종특별교구가 공사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행사 당일에는 교구본사주지협의회, 국군불교총신도회, 2보급단 부산 금련사, 2작사 호국무열사가 호국 홍제사 불사 기금을 전달했다.

 

조감도를 미리 살펴보면 경내에는 대웅보전이 들어서는 법당과 군 장병과 법사들을 위한 교육관이 각각 들어선다. 1층 공양간, 2층 다목적홀, 군불교 역사전시실, 어린이 법당, 3층 대웅보전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관은 2층 규모로 총 24개의 객실과 1개의 지대방으로 구성돼 있으며, 군불교의 미래를 짊어질 군법사들의 체계적인 교육공간이자 불자들이 템플스테이와 명상 등을 체험하는 포교와 전법공간이 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조계종 원로의원 자광 스님, 중앙종회의장 정문 스님, 군종특별교구장 선묵혜자 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정묵 스님을 비롯한 종단 주요 스님들과 국군불교총신도회장 부석종 해군참모총장, 육군본부 군종실장 이정우 법사,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최형묵계룡시장 등이 축사와 치사 등을 전했다. 사부대중 200여 명은 박수로 화답하며 발원 기도를 했다.

 

군종교구장 선묵혜자 스님은 코로나 19 등으로 어려운 가운데도 홍제사 불사의 기반을 마련하고 그 첫발을 내딛도록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한 사부대중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계룡대 삼군본부 영외법당 홍제사 건립불사는 군불교의 자존심이자 꼭 이룩해야 할 원력일 뿐 아니라 한국불교를 결집하고 불교 중흥의 전기를 마련하는 장이 될 것이라고 인사했다.

 

 

순례 나서는 순간 불교 백년대계 시작되다

108평화순례단 108군법당 찾아 평화의 불봉안

 

선묵혜자 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청담 스님을 은사로 모시고 서울 삼각산 도선사에서 열네 살 때 동진 출가했다. 동진 출가란 어린 나이에 출가하여 세상일에 물들지 않고 귀와 눈이 밝고, 말과 행동은 진실함을 일컫는다. 그로부터 훌쩍 50년 세월이 흘렀다. 세상은 변해도 스님은 기도와 한마음으로 수행 정진하는 정신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수행 방법은 변화를 시도하며 불교 백년대계 초석을 세웠다. 2006년 창립된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는 스님에겐 구법여행이며 회원에겐 보현행의 실천 여정이었다. 한 달에 한 번씩 전국 산사 순례에 평균 5천여 명의 회원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추우나 더우나 빠짐없이 참여했다. 108산사순례를 마치기까지 10년간 대장정에 동참한 회원 수는 약 66만여 명.

 

 


2016년 창립한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순례는 선재동자가 온갖 부류의 53선지식을 만나 수행의 길을 걸었듯, 불자들이 삼보사찰, 적멸보궁, 관음, 지장, 나한 미륵도량 등 53기도도량을 찾아 기도하고 공덕을 쌓는 여정이다. 2017년 결성한‘108평화순례단108군법당을 찾아 평화의 불봉안과 108염주를 만들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의 불사이다. 여기서 잠깐,‘평화의 불은 어떤 불인가.

 

평화의 불은 네팔 히말라야 산기슭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3천 년 동안 타오르고 있는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과 세계 53개국의 불이 합쳐져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타오르고 있는 두 불을 합한 것이다. 2013년 선묵혜자 스님은 부처 탄생지 네팔 룸비니 동산에서 채화한 평화의 불을 네팔 란바람 야바다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건네받았다. 신라의 구법 승려 혜초가 배를 타고 인도로 건너가 각지를 순례하고 육로로 중앙아시아를 거쳐 당나라로 돌아온 10년간의 순례기왕오천축국전의 구법 행처럼 1300년 후, 선묵혜자 스님은 평화의 불을 가슴에 안고 세계 유일 분단의 아픔을 가진 한반도 평화와 세계 평화, 인류 평화를 기원하는 원력을 세우고 구법 순례길에 올랐다. 티베트를 거쳐 천장열차를 타고 꺼얼무와 혜초스님의 막고굴, 타클라마칸 사막을 건너 시안, 청도 등 2만여 km를 거쳐 한국으로 이운했다.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분단의 벽을 넘어 평화를 꿈꾸다주제로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한반도 평화기원 대법회를 성대히 봉행했다. 이런 내용이 KBS 1TV 정전 6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룸비니에서 DMZ까지 평화의 불을 수놓다주제로 방영되어 선묵혜자 스님과 평화의 불을 재조명해 화제가 되었다.

 

그런 평화의 불이 공군사관학교 법당을 시작으로 전국 57여 군법당을 밝히고 있으며 잠시 코로나19로 주춤거리고 있지만, 108군법당을 계속해서 밝혀나갈 것이다. 그 외 108산사순례, 53기도도량순례, 108군법당 순례 때마다 국군장병에게 보시한 초코파이 숫자가 450만개에 달하며 값으로 환산하면 138천만 원에 이른다. 불교계뿐만 아니라 사회에서는 군포교 활성화와 새 역사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한 선행이 오늘날 군불교 총본산 호국 홍제사 건립 불사로 이어진 것은 아닐까.

 

대한불교조계종 전통사찰, 문화재 사찰

일심기도하는 108평화보궁기도도량 수락산 도안사

 

20201231, 경자년 마지막 날이다. 4호선 당고개역에서 밖으로 나가니 퇴근 인파는 아닌 것 같은데 삼삼오오 띄엄띄엄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이 의아하다. 집으로 가는 것 같지는 않고 어디를 가는 것일까. 가까이 다가가 물어보니 108평화기도도량 수락산 도안사에 2021년 신축년 일출 새벽기도와 새해 소망을 기원하러 가는 길이라고 한다. 수락산 기슭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아담한 산사 도안사는 먼저 포대화상이 천진스런 모습으로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그런데 말만 아담하지 경내 곳곳을 살펴보면 왜 평화기도도량인지 짐작이 간다.


  

도안사는 대한민국에서 평화의 불시원(始原) 사찰이며 108평화보궁이 있는 유일한 사찰이다. 전국 108산사에서 가져온 성토(聖土 )108사찰 안내 시()를 돌에 새겨 봉안한 벽비(壁碑)가 있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불교 경전을 새겨 넣은 마니차를 한 바퀴 돌릴 때마다 죄업이 하나씩 없어진다는 믿음이 있다. 도안사에서 벽비마다 성토에 불을 밝히고 한 걸음 한 걸음 기도를 올리면 108산사순례를 다녀온 것과 같다. 2018년도에는 WMU 세계대학생평화봉사사절단이 도안사를 찾아 선묵 혜자 큰스님의 평화 정신에 감동하여 공로패를 전달하고, 평화의 불을 밝히며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2021년 새해를 맞아 선묵혜자 큰스님은평화와 행운의 기도도량인 108평화 보궁에서 기도하는 것은 가정에는 행복을, 이웃과는 화합을, 사회에는 소통을, 국가에는 안녕을, 세계에는 평화를 가져다 줄 것입니다라는 말로 법문을 짧게 전했다.


   

사람만 도안사를 찾는 것은 아니었다. 2016년 바다 건너 저 멀리서 파랑새 한 쌍이 찾아와 둥지를 틀었다. 불교에서는 파랑새를 관음조라 부르며 이상세계를 상징한다. 선묵혜자 스님이 늘 평화와 희망이 함께하기를 기원했기 때문이었을까. 파랑새는 다섯 해를 계속해서 찾아왔고, 그러는 사이에 도안사는 은선묘 아미타삼존불이 서울시 유형문화재 383호에 등록되어 문화재사찰로 지정되고 또 전통사찰로 지정되는 등 최고의 경사를 맞았다. 도안사 신도 및 지방과 외국에서 찾아온 불자들은 큰스님의 노고를 치하하며 감동한 일을 털어놨다.“스님 입가에 침이 흐르고 몸이 마비되는 것도 모른 채 108염주를 나눠 주시는데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염주를 나눠주는 것은 다른 사람을 시켜도 되는데 매사 모든 것에 직접 정성을 들이시는 모습에 진정한 성직자라는 것을 느꼈습니다라고 말했다.

 

글을 마치며

 

새해 소망을 기원하는 해맞이 행사는 그동안 타종 행사와 평화의 불 점화, 신년 행운지 뽑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로 풍성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 19와 함께 새해를 시작할 수밖에 없게 됐다. 선묵혜자 큰스님은 다문화, 다종교 사회의 현실 속에서 불교가 사회적 고통을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수행과 포교에 집중하면서 불교계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공을 쌓았다. 마음으로 찾아가는 108산사순례기도회, 마음으로 찾아가는 53기도도량순례, 군법당에 평화의 불 봉안, 계룡대 영외법당 호국 홍제사 불사 등이 바로 불교의 사회 참여를 나타내는 것이다.


     

선묵혜자 큰스님은 많은 불자들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수행자이다. 그 외 별칭이 또 있다. 특정한 날 특정한 시간에 일심광명 무지개가 장엄하게 하늘에 뜨는 것을 보고 무지개 스님이라고 부른다. 임진각 평화누리 광장에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 기념 평화의 불 이운 대법회 때 임진각 마지막 철책선에 다다르자 어느 순간 일심광명 무지개가 지상에서 아라비아 숫자 1로 솟구치는 현상, 촛불의 모양이 관음보살 형상, 평화의 불에 평화를 뜻하는 영어 'Peace'‘P'자 형상의 불 등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기자는 새해 또 어떤 불가사의한 일들이 생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배너